어버이날 이라 불리는 Mother’s day 입니다. 미국식 어버이날에 적잖게 격분했던 저였지만 언젠가부터 mother’s day 가 조금씩 익숙해 지기 시작 했습니다. 사는동안 무수한 만남이 있었습니다. 그 만남 속에서 기억되는 만남도 있고 뇌리 속에서 잊혀진 만남도 있고,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만남도 있습니다. 오래된 만남이지만 식사한끼 같이 하기도 버거운 만남이 있고 한번의 만남을 통해서도 마음과 삶을 나누고 싶은 사람도 있습니다. 갑과 을의 관계에서 만나 인생의 해를 당하지 않으려고 애써야만 하는 만남도 있습니다. 조금은 갑의 위치에서 나도 누군가에게 호기롭게 행동하게 되는 그런 만남도 있습니다. 페이스북, 카카오톡, 틔위터 같은 쇼설 네트워크를 통해서 새로운 만남들이 형성 되지만 육체적인 친밀함을 나눈 만큼만 삶을 나누게 됩니다. 특별히 한국 사람들은 첫 만남부터 기싸움을 합니다. 나이는, 고향은, 학교는, 지금 하고 있는 직업군에 남자라면 군대부터 각종 사회적인 모임과 인맥까지 모든것이 서열을 정하고 만남의 질서를 세워가는 요소들이 됩니다. 만남은 때로는 축복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에너지를 쏱아야 하는 스트레스 그 자체 입니다. 그래서 인생에서 만난 엄마와의 만남은 축복중에 축복입니다.
언제나 내편, 언제나 이길수 있지만 져주는 사람, 가지고 있는것을 다 주었음에도 더 주지못해 못내 아쉬워 하는 사람. 희생을 강요하지도 요구하지도 않는데 희생이 당연한 것처럼 살아가는 사람. 모든 아쉬움과 서러움도 일년에 한번 전하는 카네이션으로 전화 한번으로 훌훌 털어 버리는 능력을 가진사람. 이제 50일 바라보는 아들을 향해서 건강 조심해라, 운전조심해라, 말조심해라, 사람조심해라, 온갖 모든 조심해야할 목록을 천가지도 넘게 이야기 해 줄수 있는 사람. 어디가서 밥 한끼 못 엊어 먹을까 전화의 첫마디가 밥은 먹고 사니? 라고 묻는 사람. 엄마라는 사람을 이렇게 소개해도 끝이 없을것 같습니다. 모든 사람은 엄마 없이 태어날수 없습니다. 하나님이신 예수님도 엄마의 태를 통해서 이땅에 오셨습니다. 내가 선택할수 없는 만남 이었지만 내가 선택한데도 지금의 엄마를 선택할수밖에 없는 그런 필연적인 만남입니다. 이젠 늙어 버린 시골의 할머니가 된 현실을 바꿀수는없지만
그 엄마를 바라보는 시선은 많이 바뀌었습니다. 49년전 만났을 엄마와의 만남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엄마의 기억을 통해서 그 만남을 들었을 뿐입니다. 그러나 그 만남때문에 현재의 삶이 있음을 감사합니다.
“왜 전화했니?” “교회는 별일없지?” - 어버이 날이잖아요. 교회는 무탈해요.(마음속으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싶었는데)통화 했으니 됐어요. 또 통화해요 하고 오늘도 전화를 끓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