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년동안 세상은 각자의 소리를 내는데 전심을 다했습니다." 어딜가든 말들에 둘러 쌓여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부드러운 말, 큰소리로 선포하는 말, 화가나서 소리를 질러대는 말, 재잘 거리는 말, 낭송되는 말 노래하는 말, 지가는 말, 보여지는 말, 등등 너무나도 많은 말이 있습니다. 어떤 이는 말 때문에 유명해 지고 어떤 이는 말 때문에 곤란해 지기도 합니다. 목사인 저도 말을 많이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설교를 해야 하고 성경공부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말을 하기 보다는 말을 듣기로 작정해 보지만 작심삼일이 되기 쉽상입니다. 말을 하지 않으면 왠지 손해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듭니다. 듣고만 있으면 내가 문제인 것처럼 보여집니다. 그래서 상대방 보다 더 많은 말을 하게 됩니다. 그래야 이기는 줄 알았습니다.
지난 주 남가주에 원로 목사님께서 소천 하셨습니다. 그분의 소천이 알려지자 "아쉽고 안타깝다"의 반응보다 "다행이다"라는 반응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제 주관적인 생각이고 고인에 대해서 나쁘게 이야기 하려는 마음은 전혀 없습니다. 혹시 관계되는 분들은 너그러이 받아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다행이라고 하는 반응에 대해 들었을 때 조금은 충격이었습니다. 고래도 고인인데 이런 평가를 하는구나! 하고 깨닫습니다. 그때 내면의 세계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였습니다. "침묵해라!, 침묵해라!" 도대체 무엇을 침묵하는지 조차 말하지 않고 침묵을 명하는 소리가 내 마음을 짜증나게 했습니다. 어쩌면 저도 그 원로에 대해서 한마디 더 적극적으로 부정적인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그 자리에서 그 주제에 관해 침묵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종종 말한 것을 후회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침묵을 지킨 것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후회해 보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침묵하자 마음이 답답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분명히 소리내서 말하지는 않았지만 내면에서 더 많은 소리들이 내 안에서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입은 다물고 있지만 내면에서는 침묵하지 못했습니다. 입의 침묵보다 영혼의 침묵이 필요함을 깨달았습니다. 당장 컴퓨터 앞에 달려가 내면에서 들려오는 수많은 소리들을 SNS에 쏟아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순간 깨달은 것은 외적인 침묵보다 내면의 침묵이 더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외적으로 침묵하고 있지만 나는 더 많은 부정적인 이야기를 내면에서 쏟아 내 놓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침묵 훈련은 내면에서 들려지는 진짜 목소리를 듣는 통로가 됩니다. 예수님께서 가야바의 법정에서 침묵하실 때 예수님이 들으셨던 음성을 들을 수 있어야 했습니다. 바울이 로마의 법정에서 사형 언도를 받았을 때 그 내면에서 진짜 들려오던 음성은 침묵훈련을 통해서 들을 수 있었던 참된 음성이었습니다. 저는 요즘 내면에서 들려오는 음성을 듣기 위해서 침묵하고 있습니다. 외적 침묵과 내적인 침묵이 진행 되면서 영혼 깊숙한 곳에서 부터 들려오는 음성이 있습니다. "견뎌라", "인내하라", "참아라", "나를 믿어라" 요즘 들려오는 음성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