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우리는 필렌이라는 지역을 심방하고 왔습니다." 지난 한달 동안 함께 기도하며 헌금해 주신 물질을 전달하고 왔습니다. 15번 N 프리웨이를 거쳐 138번 도로 입구까지는 지난 달 이곳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을 만큼 새로운 도로가 잘 뚫려있었습니다. 138번 도로를 갈아타고 1마일도 채 되지 않는 곳에서부터 그곳은 우리가 사는 곳과는 전혀 새로운 환경이었습니다. 전쟁의 폐허라고 해도 될 만큼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좌 우 도로변의 모든 나무와 풀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아직도 남아있는 나무도 불길에 앙상한 가지만을 남겨두고 있었습니다. 30분 남짓 달려간 곳은 "천스 배" 라는 간판이 보이는 피해 가정이었습니다. 완전히 새까맣게 그을린 동네에 입구 한켠에 자리잡은 농장은 그 주인의 세월과 수고가 보여지는 잘 가꾸어진 농장이었습니다. 그러나 농장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지난 화마의 흔적이 아직도 농장 곳곳에 남아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무엇보다 화마로 잃어버려 덩그런히 남아있는 집터의 흔적은 처참해 보였습니다. 화마로 잃어버린 터전을 일으켜 세우기에는 그 컨테이너가 너무나도 초라하고 불쌍해 보였습니다. '이런 곳에서 겨울을 나야 하다니 !!! 어른들이야 견디겠지만 아이들은 어찌하나??' 눈물이 핑 돌았지만 선글라스를 끼고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눈물을 보이기 싫어 계속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습니다. 예의가 아닌 줄 알면서도요. (용서해 주시길........)
그간 있었던 이야기를 하시면서 우셨습니다. 서러움의 눈물이었습니다. 황당함의 눈물이었습니다. 안타까움의 눈물이었습니다. 가슴을 치며 울분을 토하지도 못하시고 한 방울 고인 눈물 방울이 그간의 서러움을 타고 흘러 내리는 것을 수차례 보았습니다. 신문이며 TV에서 이 지역을 위한 성금과 구호 물자들이 꽤 많이 모아졌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이곳에는 필요한 것이 주어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물질을 보낸 사람이 있고 거둔 사람은 있는데 받은 사람만 없는 이상한 상황이었습니다.
슬픔과 절망은 다릅니다. 슬픔이 위로할 수 있는 고통이라면 절명은 위로 조차 꺼낼 수 없는 슬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가지 좋은 것 가운데 하나를 잃어버리면 슬픔이 찾아 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을 한 순간에 잃어 버린다면 그것은 절망입니다. 아무리 위로하고 함께 아픔과 고통을 나누어도 쉽게 회복되기 어려운 마음의 상처입니다. 어디서부터 희망이라고 하는 요소를 찾아야 할지 모를 이 아픔을 나누어야 합니다. 이것이 교회의 본질입니다. 여러분 혹시 과일을 좋아하시면 이번 가능 배를 좀 드시면 어떨까요? 배를 구입해 주세요. 그리고 이웃들에게도 배를 선물해 보세요. 단순히 돈을 줄 수 있지만 우리는 마음을 주고 삶을 주고 희망을 주고, 우리의 심장을 나눌 수 있기를 기도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