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의 가치와 질서를 위해 대통령을 탄핵 했습니다." 대한민국 헌정사에 있어 처음있는 탄핵입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까지 포함하면 정확하게 두번째입니다 - 역사적인 논쟁이 많으니 일단 처음이라고 하겠습니다.) 몸은 미국에 살고 있으면서 온통 관심은 대통령 탄핵 결과를 지켜보던 하루였습니다. 생각보다 헌법 재판소의 판결이 간결해 보였습니다. 아주 크게 보면 두 가지 쟁점이었던 세월호 사건과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결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출범부터 지금까지 발목을 잡았던 세월호 사건은 무죄였습니다. 국정농단은 유죄 판결이 더해졌습니다. 결과적으로 대통령 파면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탄핵 후 있을 한국의 분열 상황은 불보듯 뻔해 보입니다. 어느정도 탄핵은 예상되었지만 막상 탄핵이 결정되니 분열 양상은 더 심해 지는 듯 합니다. 남과 북으로 갈리고, 동서로 나뉘고, 세대별로 찢어져서 혼한스러워 보입니다. 촛불을 든 세대가 꼭 청년세대만은 아닌데 태극기를 든 손이 꼭 전후복구 세대만은 아닌데도 말입니다. 위대한 신학자요 전도자 였던 조지 휫필드는 한 손엔 성경 한 손엔 신문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제는 조금 그 말의 의미를 알 듯 합니다. 우리가 속해있는 미국 남 침례교단은 정치와 종교의 완전 분리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사건과 일에 대해서 무관심 할 수 없지만 교회는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습니다. (선거 때 보면 안 그런것 같기도 하고 결국 교단 차원에서 결정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과연 교회는 세상의 일에 개입하지 말아야 하는가? 목회자들은 세상 일과 전혀 무관한 사람들인가? 하는 논쟁은 쉽지 않은 논쟁입니다. 저는 이번 탄핵 사건의 시작부터 사건들이 진행 되는 것을 보면서 그리스도인들이야 말로 세상의 일과 이치에 더 민감한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민감하다고 하는 것은 더 많은 생각과 합리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정확한 사실에 근거한 민감성을 가지고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교회가 세상 일을 등지고 수도원으로 들어갔을 때 오히려 세상은 가장 타락한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세상에 나가 촛불을 들거나 태극기를 들고 외쳐야 되는 것은 아니지만 교회가 있어야 할 자리는 세상입니다. 문제가 시작되는 시점도, 과정도, 결과도 교회는 세상을 향해 교회만이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기도하는 것, 말씀대로 순종하는 것, 약자들에 편에 서는 것,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교회의 문을 열어 놓는 것은 교회가 해야하는 일입니다. 한국교회와 믿음의 선배들은 우리에게 믿음의 본을 보였습니다. 일제시대 가장 어두운 한국 사회에 교회는 학교를 지어 가르쳤고, 고아원을 만들어 돌보았으며, 병원을 세워 치료해 주었습니다. 미국, 일본, 유럽에 학생들을 유학시켜 민족의 지도자들을 길러냈습니다. 탄핵 정국으로 갈라진 대한민국을 위해 이민교회가 분명 할 일이 있습니다. 기도 입니다. 바울은 로마의 감옥에서 이스라엘을 위해 기도합니다. 바울처럼 우리도 이 곳에서 한국을 위해 기도하는 교회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